해안선 coast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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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읽고싶을때

양귀자의 '모순' 中에서..

해안선. 2020. 8. 6. 05:02

 

한 번 더 강조하는 말이지만 이모부는 심심한 사람일지는 몰라도 절대 나쁜 사람이 아니었다. 돌출을 못 견뎌하고 파격을 혐오한다고 해서 비난받아야 한다는 근거가 어디 있는가. 어쩌면 나는 이모의 넘쳐나는 낭만에의 동경을 은근히 비난하는 쪽을 더 쉽게 선택하는 부류의 인간일지도 모르겠다. 이모부 같은 사람을 비난하는 것보다는 이모의 낭만성을 나무라는 것이 내게는 훨씬 쉽다. 그러나 내 어머니보다 이모를 더 사랑하는 이유도 바로 그 낭만성에 있음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사랑을 시작했고,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미워하게 된다는, 인간이란 존재의 한없는 모순.....

 

출   처 : 양귀자 소설 모순 232쪽 中에서..

펴낸 곳: 도서출판 쓰다 

 

한 이틀에 걸쳐 다 읽었다. 읽으면서 후반부에 노래에 대한 부분이 나왔다. 이현우의 '헤어진 다음날' 그리고.. 조용필의 '바람의 노래'.. 순간 읽기를 멈추고 검색해 노래를 들었다. 노랫말 가사가 좋았던.. 그 음악들을 듣는데 전날 자전거에 매달린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이선희의 '안부'가 생각났다. '안부'? 음악이 나오길래 자전거를 멈추고 들었었다. 속으로 이 노래 참 좋다.. 그랬었고 다시 검색해 이선희 '안부'를 뮤직비디오로 듣는 순간 또 다른 노래가.. 드라마 미생.. 그 음악 한희정의 '내일'.. 그렇게 음악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뇌리에 스치고 뮤직 비디오로 보면서 들었다.

 

왜 그랬을까? 그리고..  다시 읽기 시작한 소설은 거의 끝부분을 향해 가고 있었다. 

 

충격적인 내용에 머릿 결리 쭛볕하면서 뒷목이 찌릿한 느낌.. 주인공 안진진 쌍둥이 이모의 죽음.. 죽기 전 안진진에게로 배달된 그 이모의 유서.. 정말 섬찟하고 소름이 돋았다. 양귀자.. 역시 문인답게 글 참 잘 쓴다. 그런 생각과 함께.. 그래서 마지막까지 읽었던 그 시간이 나에겐 훗날 이 여름휴가가 결코 아깝지 않았을 것임을 느끼게 했다. 맨 뒤 작가노트에서도 이 소설은 천천히, 아주 천천히 읽어주었으면 좋겠다.....라고 이렇게 쓰여있다. 이제 또 다른 어떤 작품을 선정해서 읽는 시간을 갖어야지.. 아마도 주말이나 연휴 때 더욱 그럴 것 같다. 그동안 왜 책 읽기를 미루고 지금 읽을까? 

 

아마도 나이가 더 들어감에 따라 이런저런 많은 일들을 겪고 있는 내 삶이 더욱 소설 그 이야기들을 들여다 보게 하는 건 아닌지.. 그리고 더불어 드라마 미생(未生), 음악 한희정의 내일(來日), 이선희 안부(安否).. 등등 그렇게 연관되는 사색으로 빠져드는 이 시간.. 바람과 함께 제법 게세게 오는 빗소리가 오늘따라 더욱 진하게 들린다. 

 

( 여름 휴가 中.. 목요일 새벽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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