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선 coastline

since 2006. 06. 04.

천미숙자 2

천미숙자 그 두번째..

천미숙자 그 두번째 전화를 끊고 종삼은 벽에 걸려 있는 커다란 달력을 보았다. 앞으로 천미숙자의 죽은 날쯤을 기억할지는 장담을 못하지만 지금 당장, 얼마동안은 머릿속에 남아 있어야 할 것 같아서였다. 해마다 가져오는 그 윤약국 달력은 늘 종삼의 방에 걸려있었다. 달력은 그림이 없어 투박했고 날짜 밑에는 아주 조그만 동물 그림과 한자가 씌여져 있는 걸 보니 불교와 관련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기도 했지만 그게 무엇을 뜻하는지 알지도 못하거니와 관심도 없었다. 관심은 오로지 기념일, 국경일, 명절 연휴등 빨강색 숫자만이 관심이 있었다. 부적 같은 미신을 전혀 믿지 않는 종삼도 그 달력이 방에 있으면 좋은 꿈을 꿀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날짜를 보니 10월 26일 이었다. 십이륙? 하면서 놀랐다. 생..

천미숙자 2020.12.06

천미숙자 - 그 첫번째..

천미숙자 - 그 첫번째 종삼이 문자 메시지를 보았던 건 토요일 새벽이었다. 누구나 다 즐기는 주말이 시작되는 금요일 저녁, 일찍 잠이 들고서 몇 번을 깼었는데 그때마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습관이 있었다. 그런데 그 이른 새벽에 문자 메시지 하나가 들어와 있었다. 동이 트기 전 캄캄한 시간에 문자 메시지가 온건 거의 기억이 없었기에 이 시간에 누구지? 의아해하면서 열어 보았다. 발신인은 천미숙자였다. 순간 놀라면서 방안의 스위치를 켰다. 혈압으로 쓰러져 대학병원 병원 중환자실에 몇 달 동안 누워 있다던 그 천미숙자의 메시지는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어떤 내용인지 손가락으로 터치를 했는데 더욱 놀라운 것은 그녀가 죽었다는 부고장이었다. 순간 종삼은 속으로 생각을 했다. 병원에 있다더니 그래도 생각보다 빨..

천미숙자 2020.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