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신호(창작) 귀뜸.. 천상필은 방안에서 일요일 내내 놀다가 저녁무렵쯤 부랴부랴 밀린 숙제를 하고 있었다. 옥구댁이 점쟁이 당골래와 함께 너덜거리는 대문을 열고 들어왔다. 머리에 다라이를 이고온 옥구댁이 다라이를 마루에 내려놓고 담배 하나를 꺼내더니 부엌에서 커다란 통성냥갑을 가져왔다. 성냥개비로 착 하고 불을 켰다. 그리고 담배에 불을 붙이자마자 한모금 깊게 들이 마시더니 입으로 콧구멍으로 연기를 길게 품었다. 그사이 당골래는 치맛자락에서 봉초를 꺼내 침으로 담배를 말고 있었다. 둘이서 내뿜는 연기가 방안으로 스며들었다. 숙제를 하고 있는 천상필이 기침을 해댔다. 당골래가 한마디 했다. "하이고 이집 막둥이 공부하고 있네?" 들은척 마는척 하는 옥구댁이 말문을 열었다. "아니 성님 둘째 상정이 어떻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