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토요일이면 어김없이 들리는 곳이 있다. 바로 통증의학과 병원인데.. 궂이 영문법에 등장하는 능동태와 수동태처럼 능동과 수동을 따지자면 양쪽 다 적용을 한다. 아니 강한 의무를 나타내는 조동사 have to나 must 정도는 아닐지라도 좀 약한 의무라고 하는 should 보다는 좀더 한끗빨 위라고 할까? 들리는 곳 이기도 하지만 들려야 하는곳 이기도 하고 심리적인 것에 의해 들러지기도 하는 그곳에 가는 이유는 허리부위 물리 치료 때문이었다.
지난 신경 치료후 나아져 뭐 괜찮네? 하고 방치 하는것 보다는 꾸준히 관리를 해야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은 허리 통증을 한두번 겪은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허리가 찢어질듯 아플때 마다 주사기를 허리에 꽂는 신경치료를 몇번이나 받았었다. 주사기가 들어갈때 그 독한 아픔을 참아내야 하는 신경 치료.. 하긴 허리만 그런가? 무릎, 손목, 어깨, 팔부위 등등 성한데가 별로 없는데 허리만은 그냥 내버려 둘 일이 아니라는 생각에 약도 꾸준히 처방받아 복용하고 쉬는 토요일엔 초음파, 전기 물리 치료를받기로 했다.
허리를 감싸고 있는 근육이 약해서 그런것.. 걷기 운동을 많이 하세요.. 라는 의사의 말에.. 속으로 종일 걷는게 일입니다. 그러고 만다. 속으로.. 종일 몸을 쉴새없이 움직이는 일을 한다니까요.. 의사도 속으로 그랬을것이다. 일아요 알아..
뭐 도수나 충격파 같이 좀 비싸지는 않고 몇천원 하기에 가격적으로 부담도 없거니와 받고나면 그 시원함을 끊을수 없었다. 그리고 뇌파에 던져지는 그 심리란 참 묘하다. 그래서 인공지능이 사람이 가진 뇌의 세밀하고 정교한 표현의 느낌까지는 못따라간다. 나는 적어도 인간이 그 인공지능보다 훨씬 더 하늘만큼 땅만큼 위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인공지능 하나 만들어 놨더니 아주 똥개처럼 개망나니 짓을 다 하고 다니는 꼴도 있으려니.. 그래서 리모콘이 필요한 법이다.
암튼 치료를 받고 그 건물을 나서면 길 건너에는 전통 재래 시장이 있다. 간김에 시장에 들러 뭐 먹거리나 살까 하고 들렀다. 뭐 조개나 꽃게류를 좋아하는 아내가 늘 노래를 부르기에 가끔가는 그 단골 가게 앞에서 전화를 했다. 가리비가 싱싱한데 찜통에 가리비 조개찜이나 푹 져서 먹을까? 대 환영을 한다. 2키로를 달랬더니 덤으로 듬뿍 더 넣어준다. 산김에 더 사자 해서 꽃게 냉동고를 열어 봤더니 제법 큰게 3마리.. 같이 샀다. 지갑에 있는 현금 탈탈 털었는데 거짓말 처럼 물건값하고 현금하고 아주 딱 맞는다.
지갑은 빈 털털이 손엔 생물 먹거리로 부자.. 버스를 타고 정류장에 내려 터덜터덜 걸어오는데 고향에서 농사짓는 친구가 로부터 전화가 왔다. 참 오랜 통화를 했다. 새만금에 방조제 연결 도로가 하나 더 생겼다고.. 시점과 종점을 들어 봤더니 아하~ 알겠더라.. 거기 뭐로 변할까? 참 궁금하기도 했다. 논으로 만들면 어마아마한 평야가 되는데.. 설마 평야를 만들겠어?
저녁엔 그 가리비와 꽃게 찜을 해 먹고.. 그 조개 국물에 칼국수를 넣어 끓였더니 아주 끝내준다. 아들은 꽃게를 다루는 나를 보면서 우리집은 아빠가 있으니 참 좋아.. 생선과 고기 다루는 야생 같은 비스므레 한 일을 못하는게 없으니 말이예요. 어렸을때 시골가면 아빠가 장작패서 장작불 피우것 보고 놀랬었으니까.. 손까지 빠른 아주 만능.. 아빠 덕에 이 맛있는 조개살과 꽃게살.. 으아.. 하면서 나온 식탁 이야기가 순진함에 관한 이야기.. 많이 웃었는데.. 다음으로 넘긴다. 요즘 티브이? 짜릿한 배구경기 보는 맛에 산다.
아들도 아내도 나때문에 배구경기를 좋아하게 됐다. 특히 여자배구 GS칼텍스 강소휘 선수는 아들하고 중학교 동기동창이고 흥국생명의 김연경 선수는 중학교 대 선배다. 나는 강팀 흥국생명을 응원하지 않는다. 너무 강해서.. 아주 예전에 남자배구 삼성화재를 응원하지 않았듯이.. 난 늘 약자편이다. 지금도 현대캐피탈 광팬.. ( 계속)
( 다음엔 순진한 이야기들을 쓰기로 하면서 일요일 아침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