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 그 라스트 콘서트(Last Concert)..
지난 야근을 끝내고 잠이든 시간.. 늦잠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깨버린 주말 토요일 이른 아침.. 그냥 습관적으로 일어났다. 눈에 띄이는 것보다 입에 무엇인가 넣어야 한다는 의무감이란.. 조그만 약통의 뚜껑을 열었다. 한알 남은 혈압약..
내과 김원장에게 다녀와야겠구만.. 벌써 두달 됐나? 토요일은 오전 진료라서 일찍 서둘러야겠다. 안산으로 이사온지 꼭 만 스무해가 됐지만 김원장도 스무해가 됐으니 그냥 엊그제 만난 인연인 것 같다. 한숨 더 눈을 붙이는 것을 미루고 씻었다.
자전거를 타고 가는게 편리한 이 계절.. 지난 비를 맞은 자전거를 꺼냈다. 빠짝 잘 마른 자전거 핸들 중안엔 늘 아날로그 휴대용 라디오를 벨크로 테이프로 단단히 묶는다. 음악과 페달의 회전 운동은 잘 어울리는 리듬으로 하나가 된다.
병원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제법 많다. 내 이름을 창구에 비치된 대기자 명단 노트에 써 놓았다. 비고란에 혈압약이라고 적어 두었다. 조금이라도 빠른 진료를 기대해 보면서.. 시간을 보내려 건물 맨 끝의 화장실을 다녀왔다. 리모델링해 깨끗하다.
기대 했던 것 보다 좀 빠른 시간에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시원한 대답을 하고 원장실로 들어갔다. 인사를 나누고 용건을 이야기 하고 혈압 체크기를 팔둑에 두르면서 연신 말을 건넨다. 펌프질을 하면서도 이어지는 대화의 중심엔 늘..
내 아들 이야기가 주류를 이룬다. 공부 열심히 해요? 잘 될거예요. 기도 많이 하세요. 이사와서 그 어렸을때 부터 계속 봐 왔으니 아주 잘 안다. 병원서 나와 옆 약국에 들렀더니 또 그 최약사가 반갑게 맞아준다. 약을 주면서 잘 지내시고 두달후에 또 봬요..
(중략)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오는길.. 아침 11시경.. 자전거에 붙어 있는 아날로그 휴대용 라디오.. 그 CBS FM에서 흘러나오는 영화음악.. 지적인 음성의 진행자 신지혜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신지혜의 영화음악’ 타임이었다. 그런데 문득..
익숙한 그 음악소리.. 영화 라스트 콘서트(Last Concert) 주제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참 많이도 들었었는데.. 학창때 개봉되었던 그 이탈리아 영화.. 백혈병이라는 시한부 생명의 나이 어린 스텔라와 슬럼프에 빠진 나이든 피아니스트의 리처드의 사랑..
그때 길다란 4개의 다리가 달린.. 스크린 보호용 미닫이가 있었던 탁상용 흑백 텔레비전에서 봤었던 그 영화는 아주 늦은밤에 여럿이 모여 본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기만 한데.. 그 주제 음악이 내 귀를 자극한다. 페달을 밟는 운동 리듬과 음악의 리듬이 함께 박자를 맞춘다.
아는 음악이 라디오에서 어쩌다 흘러 나오면 그 반가움이란.. 몇배의 즐거움을 느낀다.
집에 와서 브런치로 장터국수를 즐기고 이내 못다한 수면으로 빠져 들었다. 일어나보니 4시가 넘었다. 그 음악 다시 들을까? 한때 내 블로그 배경음악으로로 깔렸었던 그 라스트 콘서트 주제 음악을 검색해서 들었다. 스텔라의 그 청순한 이미지가 못내 그 추억을 불러 일으킨다.
(4월의 끝자락을 보내고.. 5월 초하루 그 새벽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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