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을 보며..
알람은 4시 30분.. 이불을 개고 규정된 건강식품과 약들을 챙겨 먹고 컴퓨터를 켜 놓는다. 욕실에 가서 장을 텅텅 비우고 면도와 씻는 일을 마치면 켜진 컴으로 맨먼저 날씨를 본다. 그리고 블로그와 카카오 스토리를 들여다 보며 몇 안되는 분들로 부터 교류의 고마움을 느낀다. 꾸밈없는 소박한 사람들 사는 세상이라..
아침 5시 55분.. 신호를 맞추기 위해 그 시간에 집을 나선다. 사실 운 좋게도 가까운 곳으로 일터를 옮겼다. 전철로 세 정거장인데 가운데 정류장에서 환승을 한다. 그러니까 한 정류장 가서 환승하하고 다른 노선으로 바꾸어 한 정류장을 간다. 그래서 여유로운 환승 시간에 맞추느라 좀 일찍 집을 나선다. 예전 해외 출장이 잦을때 여유로운 체크인을 위해서 공항에 일찍 도착하는 습관이 지금도 이어진다.
골목길을 조금 빠져 나오면 왕복 6차선 대로가 나오고.. 신호를 기다린다. 신호를 건너 계속 걷다 보면 또 다른 왕복 8차선을 맞는다. 거기서 또 신호를 기다리는데.. 하늘을 본다. 아직은 3월이라 검은 하늘.. 그런데.. 예쁜 달이 보인다. 6시가 넘은 그 시간.. 헤 뜨기 전 동쪽에 있으니 그믐달이라 여긴다. 맑은 하늘에 선명한 그 달을 보며 적지 않은 생각들이 스친다. 예순 다섯의 나이에 아홉살때의 기억도 나고 열한살 때의 기억도 나고 죽음보다 더 깊이 사랑했었던 그 시절도 생각나고..
음악 하나가 생각난다. 추억의 어니언스의 노래 『저 별과 달』을.. 첫 구절을 속으로 중얼거려본다.
그 순간 열차가 지나가고 신호가 바뀌고 길을 건넌다. 자전거를 타고 건너는 사람, 맞은편에서 걸어오는 긴머리 젊은 여성.. 그 시간 사람들은 부지런한 사람들.. 그렇게 여기며 소박한 응원의 느낌쯤 묵시적으로 던져준다. 그들도 나를 응원할까? 고잔역에서 6시 16분 인천행을 승차, 다음 정류장 환승역인 초지역에서 하차후 서해선 6시 30분 원시역 방향 열차에 몸을 실고 한 정류장 가면 시우역.. 하차후 목적지를 향해 에스컬레이터에 몸을 올린다.
점점 지상이 보이는데.. 이미 날은 밝아오고 있다. 겨울을 지나 봄이 왔다는 그 반가움이란.. 7시의 일 시작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걸어가며 또 하늘을 본다. 이미 밝아진 그 하늘을..
( 휴일 아침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