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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選

시선(詩選)에서..

해안선. 2021. 9. 4. 04:51

 

시선(詩選)에서..  
 
수수 / 이동백 
 
아버지 기일 앞둔 그믐날
수수밭 스친다.
바람도 없는데 수수 흔들린다
시나브로 어둑해진 하산길
어디 먼 데 꽹과리 소리
가슴까지 차오르는 샛강 건널 때
두근두근 들려오는 어머니 다듬이 소리
새 이불 한 채 지어 두고
어머니 절에 가신다
수수알이 흔들린다
바람도 없는데 어머니
수수보다 더 흔들리신다 
 
이동백 : 1996년 <현대시>로 등단,
            시집 《수평선에 입맞추다》《대구선》 
 
출처 : 시인시대 2021 여름 21 / 창간 5주년 기념호 2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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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서점에 가야겠다고 맘 먹은건 지난번 우연히 유투브로 부터 알게 된 책 때문이었다. 잠결 그 비몽사몽간 나는 연필꽂이를 더듬어 펜을 찾아 책 제목을 적어두었다.  
 
아침에 일어나 검색을 해 보니 지난 7월 말쯤에 출간 된 신간이었다. 어차피 지금 시대를 쓴 기록이니 신간 일 수 밖에 없는 어느 용감한 젊은 기자가 어렵게 쓴 책이었다. 
 
읽다보면 쏴 하는 후련함과 시원함이 몰려 올것 같은 느낌.. 내 하나의 조그만 응원이라는 성의를 보태고져 한권쯤 사 주는 것도 깊은 감사를 표하는 길이라고 생각해서 였다.  
 
서점엔 책이 없었다. 서점내 컴퓨터로 조회해 봐도 없었다. 
 
(중략) 
 
한 두어달? 오랜만에 왔으니 계간지나 둘러보고 가자 했는데 눈에 띄이는 책.. 덩그러니 홀로 꽂혀 있기에 더욱 그러했고 두툼한게 더욱 그랬을까? 시인시대 2021 여름..  
 
창간 5주년 기념호라서 내용이 풍부해서 넘칠듯 해.. 주르륵 넘겨보았다. 요즘 읽기 딱 좋을 것 같다. 사실 詩文學엔 그리 관심이 없었는데 언제부터 인가 무료한 시간을 보낼때 시선을 넘겨보곤 한다. 나이가 들어가는지..  
 
읽다 보면 느낌이 강열하게 다가오는 詩가 있는데 이동백 詩人의 '수수'가 그랬다. 잠깐 옮기면서 음미해 본다.  
 
(지난 어느 일요일 저녁으로 가는 시간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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