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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選

길 물어보기 / 문정희

해안선. 2022. 1. 29. 06:05

 

길 물어보기 / 문정희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라 하지만
가는 길 좀 가르쳐 주었으면 좋겠다

비어 있는 것이 알차다고 하지만
그런 말 하는 사람일수록 어쩐지 복잡했다

벗은 나무를 예찬하지 말라
풀잎같은 이름 하나라도
더 달고 싶어 조바심하는
저 신록들을 보아라

잊혀지는 것이 두려워
심지어 산자락 죽은 돌에다
허공을 새겨놓은 시인도 있다

묻노니 처음이란 고향 집 같은 것일까
나는 그곳으로 돌아가는 길을 잃어 버렸다

나의 집은 어느 풀잎 속에 있는지
아니면 어느 돌 속에 있는지
갈수록 알 수 없는 일 늘어만 간다 
 
(퍼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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